산에서 도시로. 빌헬름 텔 트레일 위에서.
Intro
새롭게 단장한 빌헬름 텔(Wilhelm Tell) 트레일은 장거리 하이킹 트레일로, 알트도르프(Altdorf)에서 브리엔처 로트호른(Brienzer Rothorn)까지 이어진다. 볼거리와 기막힌 풍경이 가득한 구간이다. 좀 더 여유로운 세 번째 구간이 루체른(Luzern)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은 특히 산책과 수영, 물가에서의 한 잔을 즐기기 좋다. 그리고 나서는 수많은 호텔 중 한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 보면 어떨까? 루체른은 도시의 흥미진진함과 주변 산의 마법, 호수의 매력이 기막히게 조화를 이룬 곳이다. 울퉁불퉁한 풍경과 고운 모래가 있는 해변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모여있다.
루체른
루체른은 참으로 포토제닉한 도시다. 루체른 호숫가에 자리해 있으며, 리기(Rigi) 같은 산으로의 화려한 여정도 멀지 않다. 루체른은 중앙 스위스의 도심지다.
영원히 남을 순간.
캔첼리(Känzeli) 전망대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하다. 피요르드 같은 루체른 호수의 풍경과 그 너머로 솟아난 알프스 봉우리가 전율을 느끼게 해준다. 잊지 못할 풍경이다.
150년이 된 산악 철도
고생한 보람이 있다. 브룬넨(Brunnen)에서 우르미베르크(Urmiberg)를 잇는 케이블카를 탄 뒤, 꽤 도전적인 하이킹 코스를 지나 캔첼리 전망대를 찾아갈 수 있는데, 여기에서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가 멀지 않다. 비츠나우(Vitznau)와 리기 쿨름(Rigi Kulm)을 잇는 톱니바퀴 열차의 중간역이 리기 칼트바트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 열차로, 2021년에 150주년을 맞았다. 그래서 2021년 내내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됐었다.
산들의 여왕이 손짓한다
리기는 당일 여행자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 중 하나다. 세 개의 호수 사이에 있는 웅장한 위치와 기차로 닿을 수 있는 쉬운 교통 편, 절대적인 파노라마 덕분이다.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리기는 “산들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빌헬름 텔 트레일의 세 번째 구간은 가파른 내리막과 화려한 절경이 인상적인데, 리기 칼트바트에서 계곡 아래를 향할 때 감탄이 나온다. 리기 톱니바퀴 열차 탑승 그 자체가 즐거운 체험이 되어주는데, 비츠나우가 기차의 종착지다.
이 그림 같은 마을은 루체른 호수와 맞닿아 있다. 기차에서 내리면 맞은편 선착장에 유람선이 이미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루체른으로 향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정 중 하나가 바로, 이 유람선일 테다. 기분 좋은 바람을 가르며 수정같이 맑은 물 위를 미끄러져 나가면서 자연의 신비를 한껏 펼쳐내는데, 오롯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루체른 호수를 운항하는 유람선의 종류도 참 다양한데, 현대적인 모터 크루저부터 역사적인 패들 증기선까지 골라 타는 재미도 쏠쏠하다.
호수가 너무 유혹적이라 빠져들려는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다.
루체른을 향해 호수를 건너는 동안 보드라운 바람이 곁을 지킨다.
볼거리로 가득한 도시
루체른이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왼쪽으로 눈에 띄는 볼거리가 있다. 바로, 루체른 콩그레스 센터, 카카엘(KKL)인데, 건축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건물이다. 중앙으로는 루체른의 명물, 카펠교(Kappelbrücke)가 등장한다. 오른 편으로는 호프키르헤(Hofkirche) 교회가 하늘 위로 두 개의 첨탑을 쏘아 올린다. 산에서 내려오는 이들을 반길 채비를 단단히 갖추고 있다. 루체른은 참 다채롭다. 사자상처럼 관광지로서의 볼거리도 가득한데, 특히 2021년은 사자상이 2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였다.
루체른의 여름
관광 명소 외에도 루체른은 여름에 더 빛나는 도시다. 하이킹 후에는 산책로를 따라 걸을 수 있고, 아이스크림 하나로 기분을 낼 수도 있다.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자면, 이보다 더 좋은 여행지는 없지 싶다. 호숫가 산책로 끝자락에는 리도(Lido)라 불리는 수영장이 있다. 선탠을 즐길 수 있는 커다란 잔디밭과 풀장, 보드라운 모래사장이 깜짝 놀랄만한 시간을 선사해 준다. 하이킹화를 벗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옥빛 호수 물로 뛰어든다. 모래사장을 뒤로하고 서서히 헤엄쳐 나아가다 보면 눈앞으로 알프스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루체른에서만 가능한 일상이다.
신발을 벗고 즐기자
이런 체험을 능가할 것이 또 있을까? 물론이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어가다 보면 리도 비치 하우스가 등장한다. 햇살 좋은 테라스에서 음료 한 잔을 홀짝일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한 주방에서 선보이는 스낵도 훌륭하다. 리도 비치 하우스는 이런 맛으로 유명하다. 테라스에 앉아 넘실대는 물결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면 호수 건너편으로 필라투스(Pilatus)가 솟아나 있다. 루체른 시민들이 도시를 상징하는 산으로 여기는 필라투스는 빌헬름 텔 트레일 중 네 번째 구간이 시작되는 곳이다. 시간이 다 됐다: 신발을 벗고 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