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야와 속삭이는 사나이.
Intro
솔로 솔린스키(Solo Solinski)는 서퍼 한 명한테 이야기를 듣고 평지인 고국을 떠나 엥가딘(Engadin)으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다. 이게 바로 네덜란드 서퍼와 말로야(Maloja) 바람이 나눈 러브 스토리의 시작이다
엥가딘
인기 있는 휴양지 엥가딘(Engadin)은 스위스 알프스의 남쪽 면에 있는데, 해발고도가 약 1,800m인 지역이다. 엥가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호수와 강이 만들어 내는 조화로운 풍경 때문이다. 계곡 지형으로, 일조량이 평균 이상이며, 온천도 여러 개 있고, 건조한 기후가 쾌적한 곳이다. 실바플라나(Silvaplana)는 유럽에서 가장 바람이 좋은 윈드서핑 스팟이다: 점심시간 무렵 전설적인 말로야 바람이 불어오는데, 매년 세계적인 윈드서핑 선수들을 엥가딘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솔로 솔린스키가 말로야 바람에 대해 언급할 때면, 경건한 태도가 드러난다. 마치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로야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로야는 예측할 수 없고, 무척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어떤 때는 화를 내는 것처럼 격렬하게 분노한다. 다른 때에는 온순하게 행동하고 조용하게 잦아들기도 한다. 어떤 날은 아예 엥가딘과 실바플라나 호수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기도 한다.
솔로 솔린스키의 진짜 이름은 마르탱 반 솔링엔(Martyn Van Solingen)으로, 그저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솔리 솔린스키는 바람과 물에 관련된 모든 종류의 스포츠에 있어 전설적인 인물이다. 55세의 그는 네덜란드에서 자랐다. 산이라고는 없는 나라에 바다와 바람은 충만했다. 그에게 윈드서핑은 타고난 재능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이미 보드를 다루고 세일하는 법을 배웠다. 부모님과 함께 제란트(Zeeland) 바다에서 세일링을 자주 했던 그는 금세 뛰어난 윈드서퍼가 되었다.
어느 순간 네덜란드가 더 이상 충분치 않은 시점이 왔다. 더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었다. 야자수가 있는 그런 곳으로. 수년에 걸쳐 바람과 파도를 쫓아 여행을 떠났다. 텍스사, 도미니카 공화국, 멕시코, 그리고 호주까지. 이런 여행에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됐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산에서 사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들이 가진 두 번째 열정은 겨울철 스키였다. 그들은 여름철에 서핑을 즐겼다. 이들이 엥가딘에 대해 얘기해 줬다. 스키와 윈드서피이 모두 가능한 곳이 거기 있다고 했으며, 어떤 날에는 하루에 두 가지를 모두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귀가 솔깃해진 솔로 솔린스키는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1003년 그는 완전히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산속으로 들어가 실바플라나 호수를 찾았다.
그의 목표는 바람과 노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는 주변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높은 고원과 높은 산, 그리고 호수에 압도당했다. 초기의 긍정적인 충격은 놀라움으로 이어졌다. 생기 넘치는 이곳 윈드서핑 문화에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말로야 윈드와 처음으로 마주했다. 그를 사로잡고 말았다. 그 후로 솔로 솔린스키는 거의 매일 실바플라나 호수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다. 사실, 그에게 윈드서핑이라는 용어는 부족하다. 솔로는 바람과 물 위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엥가딘에서는 스키와 윈드서핑을 모두 즐길 수 있죠. 때로는 하루에 두 가지 모두요.
요즘은 많은 시간을 윈드포일링(windfoiling)에 할애하고 있다. 특히 바람과 물의 힘에 초점을 맞추는 스포츠다. 솔로 솔린스키만큼 윈드포일링을 잘 하는 사람은 드물다. 힘, 지구력, 가벼움, 우아함을 고루 갖춰 실력을 행사하는 그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미가 우선이다. 물 위를 떠 있는 듯한 그의 모습을 호숫가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가 즐기는 삶의 기쁨이 느껴진다. 그의 행복은 진정 전염성이 있다.
캠핑장에서의 휴식.
아무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대단히 쾌활한 성격의 독창적인 서퍼가 캘리포니아 대신 알프스에서 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겨울이면 스키 및 스노보드 강사로 일하고, 여름이면 실바플라나 캠핑장을 돌본다.
윈드서퍼들 사이에서 엥가딘은 더 이상 비밀 팁이 아니지만, 명소로 부상했고, 서퍼를 위한 만남의 장이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상 스포츠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엥가딘윈드”가 매년 여름 실바플라나에서 열린다. 대부분의 세계적인 스타급 선수들이 여기 모여 경쟁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로비 나이쉬(Robby Naish)로, 24번이나 우승을 거머쥔 윈드서핑 월드 챔피언이다.
솔로 솔린스키는 실바플라나 캠핑장에서 산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을 처리한다. 아침에 제일 일찍 일어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래야 나중에 호수로 가볼 시간이 나기 때문이다. 캠핑장의 분위기를 참 좋아하는 그다. 무척 여유롭고 느긋하기 때문이다. 서퍼들은 다른 여행자들과 자신들의 긍정적인 태도와 생활 방식을 나눈다.
풍경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제나 미소가 만연한 네덜란드인을 안다. 엄지손가락이 언제나 위를 향한 사람 말이다. 어딜 가나 긍정의 빛을 발산하고, 항상 같은 샤카 제스처로 인사를 한다. 때로는 저녁 무렵 호숫가 바위틈에 앉는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날린다. 그러면 그는 산봉우리를 바라본다. 그리고 호수를 바라본다.
엥가딘과 저는 완벽한 짝을 이루죠.